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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9. 8. 2. 07:29일기


​오래간만에 아침 일찍 일어나 시외버스를 타고 친정집으로 가고 있습니다. 눈 좀 붙일까 눈을 감았는데 우당탕 흔들리는 차 안에서 자는게 쉽지가 않더라구요. 앉자마자 닫아놨던 커튼을 활짝 열고 바깥 풍경을 감상합니다. 넓디 넓은 벌판이 펼쳐지고 치앙마이같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사실 이걸 어떻게 다 일구실까 하는 신기하고 대단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러다가 조금 더 가니 이 이른 아침부터 농사일을 하시는 할머니를 보았어요. 우리 시할머니시할아버님도 이렇게 평생을 일하셨다고 생각하니 존경스러운 마음과 짠한 마음이 들고 그러네요. 그리고 또 봅니다. 하늘이 조금 멀어졌어요. 가을이 조금은 가까웠다는 의미같기도 하고요. 언뜻 보이는 파란 하늘이 기분을 좋게 하는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. 화물차를 운전하시는 기사님도 보이고, 덕화네
회사에 기사님들이 떠오르면서 다들 정말 바지런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 다들 어떤 마음으로 힘들게 일하시는지 어느정도는 알 것 같아서 마음이 뭔가 쿵...하는 기분이었어요. 열심히 산다는 것. 나를 위해,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귀한 시간과 몸을 바쳐 일한다는 것이 뭔지 알 것도 같고, 그 사랑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마음이 따뜻하고 먹먹해지는 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. 내가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시간에 대단하지 않아도 혹은 대단하지만 본인은 느끼지 못하더라도, 결국은 대단하고 대단한 사람들이 있습니다. 반성하고 감사해야할 줄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냥 단순하게 내 자신도 좀 그래져야 겠다고 생각했어요.